[장경영의 마케팅 이야기] 고객도 인지하지 못하는 니즈를 노려라

입력 2021-07-12 17:36   수정 2021-07-13 08:42


고객의 니즈 충족은 마케터의 지상 과제다. 그래서 고객이 어떤 니즈를 갖고 있는지를 알아내려고 갖은 노력을 다한다. 마케터가 가장 어려운 경우는 고객이 결핍 혹은 불편함을 느끼지만 그것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일 때다. 이럴 때는 고객 스스로 니즈를 인지하지 못한다.

매주 월요일 한경 CMO 인사이트가 전하는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사례 분석)에 소개된 스타트업 벤디스는 이런 니즈를 해결했다. 벤디스는 직장인을 위한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을 운영한다.

식권대장은 개인 고객이 아니라 기업 고객을 상대한다. 기업이 자사 임직원들의 식대 관리를 위해 식권대장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에서 식대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식권과 장부를 이용해왔다. 디지털 시대에 식권과 장부 기입이 불편했지만 그냥 당연시했다. 스스로 니즈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식권대장은 기업 고객들의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에 적합한 서비스다. 하지만 기업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이것(식권대장)을 쓰는 다른 기업이 있냐”는 반응부터 보였다. 레퍼런스 외에 다른 왕도는 없었다. 우선 기업을 만나는 빈도를 높여야 했다.
벤디스, 모바일 식권 '식권대장' 성공
주요 오피스 지역에서 ‘빌딩타기’를 했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 광화문, 종로, 여의도 등에 있는 빌딩에 들어가 꼭대기층부터 내려오면서 노크를 했다. 식권대장 소개서를 내밀며 5분만이라도 설명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대부분 문전박대로 이어졌다.

어렵사리 기회를 잡아 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담당 부서 직원들만 1주일간 먼저 사용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적용이 처음이라 오류가 발생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일은 30분 내에 답장한다’, ‘전화는 세 번 울리기 전에 받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철저히 지키면서 응대했다. 그런 태도를 높게 평가한 그 기업이 첫 고객사가 됐다.

2015년 한솔제지를 고객사로 맞이하면서 입소문만으로 기업들이 문의해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식권대장 같은 B2B 솔루션은 한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하지만 일단 고객사가 되면 이탈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빌딩타기' 마다않고 레퍼런스 만들어
성장 가도를 달리던 식권대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았다. 일부 고객사들이 재택근무를 하거나 출근일을 줄이면서 식대 사용량이 평균 5%가량 감소했다.

조 대표는 유연해진 점심 시간과 근무 형태에 맞춰 지난해 초 시작한 ‘예약배달식사’ 서비스를 확대했다. 식권대장 앱을 통해 오전에 음식을 주문하면 점심 시간에 사무실에서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점심 시간마다 붐비는 식당을 방문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개별적으로 식사할 수 있어 코로나19 상황에 딱 맞는 서비스로 인기를 모았다. 예약배달식사 서비스는 연 150%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식권대장의 주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예약배달식사는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성용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식권대장이 기업, 식당, 직원 모두의 ‘미충족 욕구(unmet needs)’를 한번에 해결했다”며 “마케터가 숨겨진 니즈를 찾아내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를 창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위픔(WIIFM)’은 ‘내가 얻는 게 무엇이냐’라는 뜻으로 소비자 관점의 중요성을 나타낸다”며 “마케터는 소비자 관점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이해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해야 위픔을 떠올리는 소비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벤디스 케이스스터디 기사 보기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106257929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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